II. #움직임 조절과 협응구조
##움직임 조절과 자유도
어떤 운동과제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그 의도에 따라 몸은 자동으로 관련 움직임뿐 아니라 그 움직임 이전에 앞서 일어나는 선행적 자세조절까지도 실행합니다.8 이런 반응은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특정 관절이나 특정 근육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움직임을 쪼개어 훈련하면 전체 움직임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쪼개어 연습한 그 활동만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9 부분으로 쪼개어 연습하는 것의 문제점은 복잡한 근육 간 협응을 경험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움직임을 쪼개지 않고 그 움직임 자체를 경험하면 전이될 가능성도 커지고, 운동 조절 능력도 변화되며 근육골격계까지도 적응현상이 일어나게 될 겁니다.
우리가 팔을 움직일 때 얼마나 많은 관절이 필요할까를 생각해볼까요? 팔을 움직이기 위해 우리는 최소 7개의 관절 자유도가 필요합니다(그림 5). 자유도degrees of freedom(DoF)라는 용어는 움직이는 데 이용 가능한 조절 단위들의 수와 조합의 경우의 수를 설명하기 위해 니콜라이 번스타인Nicoli Bernstein이라는 학자가 사용한 말입니다.10 번스타인은 사람이 움직일 때, 수많은 관절과 근육으로 구성된 복잡한 몸을 어떻게 조직화하고 조절하는지와 관련된 문제를 고민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인간 운동 시스템에서 이용 가능한 수많은 자유도를 어떻게 잘 조절하는가가 인간 움직임 조절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보았습니다. 그 과정이 바로 운동학습 과정이라고 생각했었죠.
팔을 들어 올리려면 우리 몸은 7개의 자유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었죠. 어깨관절 3개, 팔꿈치 관절 1개, 손목관절에서 2개의 자유도가 최소로 필요합니다. 여기에다가 근육까지 추가한다면 자유도의 수는 훨씬 늘어나겠죠. 아마도 최소한으로 26개의 근육이 필요할 겁니다. 각 근육이 움직이는 관절 움직임과 개별 근육들의 협력 작용까지 생각한다면 자유도의 수는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이렇게 수많은 선택 옵션에서 최적의 선택을 해서 움직임을 조절할까요? 즉 어떻게 이렇게 수많은 자유도를 잘 조절할 수 있을까요?
번스타인에 따르면 잉여의 자유도를 제거함으로써 이것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자유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자유도들을 제한해버리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우리 몸이 번스타인이 이야기한 자유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입니다. 번스타인은 우리가 협응구조 움직임을 더욱 더 쉽고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 움직임 선택 사항과 자유도를 억제하는 패턴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협응적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즉 어떤 활동에 필요한 자유도들을 세트화해서 불필요한 자유도를 제한하고 움직임을 실행하는 거죠.
번스타인 관점으로 운동학습 단계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번스타인계 학자라고 부르는데요. 이 사람들은 자유도 조절과 관련된 개념으로 움직임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를 설명합니다.11 이 관점에서는 우리가 움직임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단계를 초보단계, 고급단계, 전문가단계로 나눕니다(그림 6).
초보단계에서 움직임 수행자는 일부 자유도를 제한하여 움직임 문제를 단순화합니다. 몸 대부분의 자유도를 제한하여 조절해야만 하는 분절을 최소화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몸이 뻣뻣해집니다. 고급단계에 들어서면 자유도는 본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즉 제한했던 자유도가 방출되는 거죠. 이렇게 풀려난 자유도들은 협응구조 혹은 근육반응시너지로 통합됩니다. 시너지가 갖추어지면 어떤 관절은 함께 움직이기도 하고 어떤 분절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즉 환경에 더욱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전문가 단계에서는 과제 성취에 필요한 모든 자유도를 효율적이게 조작하고 자유도 구성 방식이 더욱 다채로워집니다. 이제 외부의 힘이나 몸분절의 수동적 특성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협응구조
운동조절의 생태학적 이론ecological theory에 따르면, 원하는 동작을 위해 근육과 관절이 하나의 동작 패턴 안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제한함으로써 자유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그림 7).12 이런 동작 단위들을 협응구조coordinative structures 또는 근육반응시너지muscle response synergies라고 합니다. 어떤 협응구조는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뻗기, 잡기, 로코모션 같은 활동이 그렇습니다. 그 외의 다른 운동 기술들은 대부분 특정 환경에서 연습을 통해 학습된다고 알려져 있죠.13 인라인 스케이터나 스키 또는 다른 여러 가지 스포츠 운동기술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특히 로코모션과 관련된 시너지들은 인간 움직임 시스템에서 유전적으로 존재합니다. 때때로 이런 시너지들은 특정 운동 행동을 단순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한되거나 수정되기도 합니다. 수행되는 움직임의 크기가 동원되는 근육 형태나 근육반응시너지 유형을 결정하죠. 한 관절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다른 분절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엉덩관절이 앞으로 흔들리면 무릎과 발목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거기에 더하여 반대쪽 다리 관절들에 영향을 주고, 몸통에 심지어는 목 근육에 영향을 줍니다.
협응구조는 생후 운동발달 과정에서 로코모션 활동과 동작을 통해 형성됩니다.14 아기들은 연속적인 기본 움직임 패턴을 진행하며 움직임을 발달해나갑니다. 돌아눕고, 기고, 앉아서 놀고 하는 일련의 운동 패턴을 통해 아기는 머리와 몸통을 안정시키는 것을 배웁니다. 이때 형성된 머리 안정화 기술은 나중에 서고 걸을 때 필요한 자세 조절에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물건을 잡을 때도 아기는 팔과 몸통의 협응 패턴을 배웁니다. 이 협응 패턴은 나중에 기고 걷고 하는 데 필요한 움직임 요소입니다. 앞뒤로 몸을 구르는 활동에서 한쪽 다리로 안정을 취하면서 다른 몸 부위를 움직이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로코모션에 필요한 기본적 운동 요소를 학습합니다. 저는 로코모션에 동원되는 협응구조 또는 기능적 근육 시너지를 인간 개체의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특성을 만들고 유지하고 보수하는 엔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협응구조는 발달학적으로, 혹은 신경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함께 일하도록 설계된 근육 무리입니다.15 우리의 운동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전략입니다. 모든 일은 쉽고 간단하게 처리되면 좋겠잖아요. 더군다나 효율적인 방식으로. 복잡한 움직임을 실행하기 위해 함께 작용하는 것들을 조직화하여 일반적인 움직임 패턴으로 묶어놓는다면 신경계가 움직임을 실행하는 것이 간단해지겠죠.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개별 근육을 작동하는 스위치를 하나하나 켜고 끄는 일은 너무 소모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근육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그림 8).13
[미주]
8 Elsner B, Hommel B. Effect anticipation and action control. J Exp Psychol Hum Percept Perform. 2001; 27: 229-40.
9 Krakauer JW, Mazzoni P, Ghazizadeh A, Ravindran R, Shadmehr R. Generalization of motor learning depends on the history of prior action. PLoS Biol. 2006; 4: e316.
10 Bernshteĭn NA. The co-ordination and regulation of movements. Oxford; New York: Pergamon Press, 1967.
11 Vereijken B, Whiting HT, Beek WJ. A dynamical systems approach to skill acquisition. Q J Exp Psychol A. 1992; 45: 323-44.
12 Rose DJ, Christina RW. A multilevel approach to the study of motor control and learning. 2nd ed. ed. San Francisco ; London: Pearson/Benjamin Cummings, 2006.
13 Turvey MT. Preliminaries to a theory of action with reference to vision. Perceiving, acting and knowing. 1977: 2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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