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 fysiotherapist

테크닉은 마음을 넘지 못한다

iTherapist 2017. 3. 2. 09:55


요즘 병원에서 태어난 지 2달된 아가를 치료한다. 역대 담당 환자중 가장 어린 사람.

아가의 질환명은 #사경 #torticollis/wryneck 이다. 중대한 질환은 아니지만 엄마를 비롯하여 가족들의 가슴은 너무 아프고 조바심이 일고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우리집 원숭이 연우 박사. 연우도 사경을 가지고 태어 났다. 출산 후 집에 와서 처음 아이를 목욕시키던 날. 초보 엄마 아빠는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잡기로 하고 아내는 몸통을 잡기로 하고 목욕을 시키고 있었다. 내 손에 느껴지던 왼쪽 목의 딱딱한 #결절. 처음 만져본 내 아가의 목에서 느껴지는 그 딱딱한 느낌. 그리고 어설픈 정보를 가득찬 머리를 관통하는 섬뜩함.

연우와 엄마의 고통은 집에 오면서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내에게 운동방법을 가르쳐주고 나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아빠가 손을 대기 시작하면 엄마가 자기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어서였다.

어제 집에 가서 사경이 있는 아가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하니 족장님은 자신이 연우를 고쳤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걸 듣던 연우박사는 말도 안된다며, 믿을 수 없다며, 정말 엄마가 치료했나며 펄쩍 뛰었다.

(#배은망덕한놈, #아들은왜있는걸까?)

그 시절, 연우 때문에 사경에 관한 자료와 문헌을 닥치는 대로 읽고 다시 공부하곤 했었다. 나의 문제일 때, 그 문제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 #절심함 때문이다. 내 가족의 문제일 때 진정성을 가지고 덤빈다. 어느 분야든 공부의 왕도는 #간절함 이다.

아가를 치료하면서 연우와 우리 가족의 마음을 떠올린다. 진심을 다해 고쳐줄 것이다. 내가 고치는 것은 그 아이의 목이 아니다. 아이와 가족의 마음이다. 끝까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아가와 엄마와 그 가족을 대할 것이다. 내 환자이고 나는 그의 치료사이니까. 내 아이인것마냥...

테크닉은 진성성 있는 마음을 넘어서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