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 fysiotherapist/Movement

움직임 시스템 7, 움직임 시스템 진단 범주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

iTherapist 2026. 6. 9. 10:06

이 글은 움직임 시스템 개념에 기반하여 움직임 문제를 진단하고 범주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움직임 시스템 개념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움직임 시스템 개념화와 도입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현 지점에서 고려해야할 사항들을 이야기합니다.

 

논문을 읽고 논문의 내용을 이야기식으로 풀어서 쓴 글입니다. 논문의 내용뿐 아니라 필자의 생각이 더해져 있습니다. 주변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글이니, 논문의 정확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원문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이 게시물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캐러셀 형태로 게시되었던 게시물입니다.)

참고 문헌: McClure, P. (2025). The movement system and diagnosis: Are we there yet? Physical Therapy, 105(3).

최근 제가 움직임 시스템 관련 게시물들을 몇 개 게시했던 터라, 이런 ‘찔림’이 있어요. 내가 이런 글을 써서 올리면, 사람들이 움직임 시스템을 이미 정립된 개념이자 우리가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개념으로 주장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면 어쩌지, 하는 찔림이 있어요. 미국 물리치료사협회에서 정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맹목적으로 그리고 뭔가 새롭게 정립된 개념처럼 받아들이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비판적으로 검토해야죠. 더 나아가 틀린 관점이고 적용이 불가능하면 받아들이지 않기도 해야 하고요.

움직임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움직임이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해 왔죠. 그리고 자신을 움직임 전문가라고 여기거나 주장하기도 합니다. 움직임 시스템이라는 개념과 도입의 필요성이 이야기되기 전부터 이미 움직임은 우리 직역 모두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빠지지 않는 단어이기도 했습니다. 방향성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을 겁니다. 이 개념을 규정하고, 그 개념에 기반해 실제 적용 가능한 모듈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큰 난관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느낀 이 난관을 지적한 의견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움직임 시스템에 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논문들을 몇 편 찾아 읽었어요. 그중 가장 현실적인 비평을 내놓은 논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Philip McClure가 2025년에 PTJ에 게재한 「The Movement System and Diagnosis: Are We There Yet?」라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의 내용에 저의 생각을 덧대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그러다 보니 편향된 생각과 주장이 섞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원문을 꼭 보시길 권합니다.

McClure, P. (2025). The movement system and diagnosis: Are we there yet? Physical Therapy, 105(3).

 

 

MOVEMENT SYSTEM과 DIAGNOSIS에 관한 불편한 이야기

물리치료사로서 나는 오랫동안 움직임이라는 키워드를 내 사고와 행위의 중심에 두었다. 우리는 걷는 사람을 보고, 일어서는 사람을 보고, 팔을 들어 올리는 사람을 본다. 단순히 관절 하나, 근육 하나, 신경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을 본다. 그런 점에서 물리치료사로서 나는 움직임 전문가라는 말은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생겨났다. 아니, 거기 잠재되어 있었다. 우리가 정말 움직임 전문가라면 “움직임”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움직임 전문가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의 핵심 개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APTA에서 정한 움직임 시스템 movement system이라는 개념은 정말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개념일까, 실체가 있는 개념일까? 그 개념이 실제 행위와 절차로 이어지고, 내 실무를 바꿔줄 수 있을까? 실제 임상과 교육에서 관찰하고, 측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개념일까? 그리고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움직임 시스템이라는 개념이 정말로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정해졌다고 해서 그게 실제로 가능하다는 말은 아닐 테니 말이다.


논문에서 맥클루어McClure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것도 제목에서부터. “Are we there yet?”, 즉 우리가 정말 거기에 도달했는가라는 질문이다. 여행 갈 때 자동차 뒷좌석에서 아이들이 반복해서 묻는 말이다. “다 왔어요?” 돌려 말하면, ‘움직임 시스템이 안심하고 사용할 정도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야’이다. 이 질문에 대한 맥클루어의 대답은 분명하다. 아직 아니다. 우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과정이 더 남았다.

움직임 시스템; 말은 멋진디, 뭔가 거시기헌디?

APTA는 이미 2013년에 “Transforming society by optimizing movement to improve the human experience”라는 비전을 채택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물리치료 전문직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할 개념으로 움직임 시스템 개념을 제시하였다. 개념과 말은 훌륭하다. 또 필요하다. 물리치료가 움직임을 최적화하여 인간의 삶의 경험과 질을 향상한다는 비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약 10년이 지난 지금, 움직임 시스템 개념은...

그 비전이 실제 임상과 교육에 뿌리내렸는가?

움직임 시스템이라는 말이 임상 및 현장 전문가들에게 명확하게 이해되고 있는가?

임상 및 교육 현장에서 치료사들은 이 개념을 가지고 환자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가?

맥클루어의 평가는 다소 냉정하다. 움직임 시스템은 10년 넘게 이야기되어 왔지만, 아직 교육과 임상에서 충분히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거다. 어떤 임상가들에게는 여전히 추상적이고, 어떤 교육과정에서는 이미 다루고 있던 해부학과 생리학을 새 이름으로 부르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는 거다.

현재의 움직임 시스템의 정의는 심혈관계, 폐호흡계, 내분비계, 피부계, 신경계, 근골격계 등이 상호작용하여 몸 또는 신체 일부를 움직이게 한다는 식이다. 얼핏 보면 포괄적이고 멋있다. 그러나 너무 넓다. 이 정의는 거의 모든 인체 시스템을 포함한다. 이렇게 포괄적인 정의가 물리치료만의 고유한 전문성을 얼마나 잘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맥클루어가 보기에 이 정의의 가장 큰 문제는 조작적operational이지 않다는 데 있다. 조작적이지 않다는 말은 단순히 “정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관찰할 수 없고, 측정하기 어렵고, 교육과 임상에서 절차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실제로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뜻이다.

조작적operational이지 않다는 말. 조작적 정의란 어떤 개념을 관찰, 측정, 판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으로 바꾸어 정의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 개념을 실제 연구나 평가에서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어떤 도구로, 어떤 절차로, 어떤 기준에 따라 측정할 것인가를 정해 놓은 정의를 말한다. 따라서 조작적이지 않다는 말은 이 개념이 관찰 또는 측정할 수 있게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이 아직 없다는 말입니다.

 

현재 APTA식 움직임 시스템 정의는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다. 심혈관계, 심폐계, 내분비계, 피부계, 신경계, 근골격계가 상호작용하여 움직임을 만든다는 정의는 맞는 말이지만,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다. 이렇게 정의하면 사실상 인체의 거의 모든 시스템이 포함되는 거다. 그래서 교육과 임상에서 “그래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분석하고,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가 분명 하지 않다.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개념들이 가지는 본질적 제한점이다. 여러 구성요소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개념들이기 때문에 해부학적 개념과 매칭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움직임은 여러 시스템의 상호작용이다.” 이 말은 맞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임상 전문가가 환자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려주지 않는다.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연구자가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도 모호하다. 따라서 움직임 시스템을 보다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조작적인 형태로 정의될 필요가 있다.

움직임을 설명하려면 실제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움직임 시스템을 조작적이게 만들기 위한 한 방법으로 맥클루어는 자신의 교육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4-element model을 이야기한다. 이 모델은 목적 있는 움직임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Motion, Force, Motor control, Energy. 움직임의 양과 방향, 힘의 생성과 조절, 운동조절과 협응, 그리고 움직임을 지속하기 위한 에너지를 말하며, 네 요소는 개인적 요인과 환경적 맥락 안에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모델이다.

이 모델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실제 움직임 분석으로 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령 환자가 일어설 때 motion이 충분한가? force production이 가능한가? motor control은 적절한가? energy system은 과제를 지속할 만큼 충분한가? 이 움직임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과제 요구 속에서 나타나는가?

이런 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확인하기가 비교적 쉽다는 거다.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움직임 시스템은 추상적인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찰 가능한 임상 언어가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모델에서

  • Motion은 움직임의 양, 범위, 방향을,
  • Force는 힘 생성과 힘 조절,
  • Motor Control은 움직임 조절, 협응, 타이밍을
  • Energy는 움직임을 수행하고 지속하기 위한 생리적 에너지를

의미한다.

저자가 4-element model을 언급한 이유는 단순히 ‘이 모델이 좋다’고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주장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즉 움직임 시스템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또는 검증하려면 조작적 정의가 보다 분명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움직임 시스템을 생리학적 시스템 목록이 아니라 움직임 분석의 구성요소로 바꾸어 설명하기 위해서다. 기존 정의는 어떤 신체 시스템들이 관련되는가에 초점을 둔다. 반면 4-element model은 목적 있는 움직임이 가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에 초점을 둔다. 전자는 해부생리학적 목록에 가깝고, 후자는 임상적 움직임 분석 틀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한 움직임 시스템 개념을 진단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뒤에서 상술하겠지만, 그는 움직임 시스템을 곧바로 특정 진단분류체계와 연결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 모델은 움직임을 관찰하고 설명하기 위한 기초 모델이다. 즉, 환자의 진단이 무엇인가 보다, 먼저 이 환자의 움직임을 구성하는 motion, force, motor control, energy 중 무엇이 어떻게 움직임 문제와 관련되는가를 보는 것이 더 실질적인 정보라는 주장이다.

움직임 시스템을 실제 관찰 또는 측정 가능한 틀로 만들기 위해 맥클루어는 CASSS라는 관찰 틀도 제시한다: Control, Amount, Speed, Symmetry, Symptoms. 즉 움직임을 볼 때 조절, 양, 속도, 대칭성, 증상을 질적으로 관찰하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평가와 측정을 선택하자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움직임 시스템이 추상적인 개념 또는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MOVEMENT SYSTEM이 곧 DIAGNOSIS가 되어야 할까?

움직임 시스템은 움직임을 설명하는 기초 모델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특정 진단명 체계, 검사 체계, 중재 체계와 하나로 묶이면 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환자의 문제는 움직임만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리치료사는 움직임을 본다. 하지만 사람은 움직임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환자는 통증을 경험하고, 두려움을 느끼고, 직장과 가족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특정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환자의 기능 제한은 관절가동범위 부족이나 근육 약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활동 제한과 참여 제약은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 사회적 요인,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맥클루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움직임 시스템과 진단 분류 체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그가 제안하는 핵심 주장 중 하나다. 움직임 시스템은 움직임을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기초 모델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특정한 진단명 목록이나 표준화된 검사·중재 체계와 직접 연결하면, 움직임 시스템은 오히려 더 좁은 틀에 갇히게 된다.

특히 모든 전문 영역과 생애주기에 적용되는 하나의 포괄적인 움직임 시스템 진단 체계를 만들려는 시도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정형물리치료, 신경계 물리치료, 노인물리치료, 소아물리치료, 심폐물리치료가 다루는 환자군과 임상 맥락은 서로 다르다. 그런데 움직임 시스템을 곧바로 진단 체계와 묶어버리면, 각 전문 영역은 자신들의 환자군에 맞는 별도의 움직임 시스템 모델과 진단 체계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움직임 시스템은 물리치료 전문직의 공통 언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영역별로 다른 언어를 만들어내는 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환자의 다양한 문제를 모두 움직임 손상으로 환원하려는 유혹이다. 움직임 시스템을 곧바로 진단 체계로 밀어붙이면, 환자의 통증, 기능 장애, 활동 제한, 참여 제약을 모두 움직임 손상으로 설명하고, 그 움직임 손상을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단정하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어깨가 아프면 견갑골 움직임이 문제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허리가 아프면 요추-골반 리듬이 문제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무릎이 아프면 정렬과 움직임 패턴이 문제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뇌졸중 환자가 잘 걷지 못하면 체중부하 문제, 엉덩관절 굽힘 문제, 발목 조절 문제로 설명하고 싶어진다. 물론 이런 움직임 요소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관찰된 움직임 이상이 곧 문제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움직임 손상은 원인일 수도 있지만, 결과일 수도 있다. 보상일 수도 있고, 적응일 수도 있다. 통증을 피하기 위한 보호 전략일 수도 있다. 때로는 환자의 기능 제한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움직임 문제가 실제로 통증이나 기능 제한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는 더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맥클루어는 매우 중요한 경고를 한다. 정형외과 영역에서는 ‘X-ray를 치료하지 말고 환자를 치료하라’는 말이 있다. 영상에서 보이는 구조적 이상이 반드시 통증과 기능장애를 설명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리치료사도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우리는 영상 정보 대신 움직임을 본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관찰한 움직임 이상을 너무 절대화하면, 움직임 손상이 물리치료사에게 X-ray가 되어버릴 수 있다.

물리치료사는 MOVEMENT EXPERT이지 MOVEMENT REDUCTIONIST가 아니다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물리치료사는 움직임 전문가가 되어야지, 움직임 환원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움직임 환원주의reductionism는 환자의 통증, 기능, 활동, 참여, 심리사회적 맥락을 모두 움직임 손상으로 설명하려는 태도다. 환자가 아프면 움직임이 나빠서 그렇다고 보고, 기능이 떨어지면 움직임 패턴이 잘못되어서 그렇다고 보고, 활동을 피하면 안정성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환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어 허리통증 환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고 하자. 겉으로 보면 lumbar flexion movement impairment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허리를 굽히면 디스크가 터질 것 같다는 믿음 때문에 움직임을 피하는 것일 수 있다. 이 경우 문제는 단순히 가동성mobility 손상이 아니다. 위협 지각, 통증에 대한 믿음, 두려움, 회피 행동이 함께 얽혀 있다. 무릎 통증 환자가 계단을 피한다고 하자. 관찰하면 원심성 조절능력 부족이나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계단을 피하는 이유는 예전에 넘어진 경험, 재손상 공포, 주변 사람의 경고, 어두운 계단 환경, 낮은 자기효능감일 수도 있다. 뇌졸중 환자가 걷지 못한다고 하자. 다리의 힘 생성, 감각운동 조절, 균형, 보행 패턴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걷기 기능은 보행 환경, 낙상 공포, 보호자 도움, 보조도구, 심폐 지구력, 주의집중, 실제 생활에서 걸어야 하는 이유와도 연결되어 있다.

움직임은 환자를 이해하는 강력한 창이지만, 유일한 창은 아니다.

MOVEMENT SYSTEM은 ICF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직접 ICF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 논문에서도 ICF 관점은 중요한 위치와 가치를 지닌다. 저자의 주장, 환자의 문제를 움직임 손상으로만 환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ICF적 사고와 깊이 연결된다. 그는 진단과 임상 의사결정이 생물심리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ICF는 건강 상태를 신체 기능과 구조, 활동, 참여, 개인요인과 환경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본다. 손상 → 활동 제한 → 참여 제약으로만 설명하는 일방향적 모델이 아니다. 그런데도 임상에서는 ICF 관점을 도입하고 사용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추론과 행위는 여전히 손상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바로, 손상이 있으면 활동이 제한된다, 손상을 고치면 기능이 회복된다, 움직임 패턴을 정상화하면 참여가 좋아진다는 관점이다.

이런 사고는 부분적으로 맞을 수 있지만, ICF의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ICF는 활동과 참여가 단순히 손상의 결과가 아니라 환경과 개인요인의 영향 하에서 독특한 형태로 설정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ICF 관점에서 움직임 시스템 개념을 도입하고 사용하려면, 움직임 손상을 활동과 참여의 유일한 원인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움직임 시스템은 신체기능 수준의 관찰을 풍부하게 해 줄 수 있다. 또한 활동 수행을 분석하는 강력한 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참여의 문제를 움직임 손상만으로 설명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좁은 모델로 돌아가게 된다.

환자의 문제를 body function 수준의 손상으로만 환원하지 말아야 한다. 활동과 참여의 문제는 심리사회적 요인과 환경적 맥락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움직임 진단 체계는 검증을 거쳐야 한다

논문에서 맥클루어는 움직임 시스템의 진단 분류 체계가 행정적 또는 정치적 절차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전문직 단체가 어떤 이름을 채택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임상적으로 유효한 진단 체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단 체계가 실제 의사결정을 이끌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연구를 통해 충분히, 면밀히 검증되어야 한다. 신뢰도가 있어야 하고, 타당도가 있어야 하며, 그 분류에 따라 중재를 선택했을 때 실제 결과가 좋아지는지 확인되어야 한다.

진단명은 멋있어 보일 수 있다. 새로운 분류체계가 그 직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하는지 검증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 조심해야 한다. 물리치료 진단 체계가 선언을 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완성된 것이 아니다. 임상에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질문

맥클루어는 매우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단지 어떤 진단명을 붙일 것인가가 아니라, 이 환자가 물리치료를 통해 실제로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지를 판단하는 일 아닐까? 우리는 종종 물리치료가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의료 시스템 안에서는 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이 환자는 물리치료가 꼭 필요한가? 아니면 교육과 설명만으로 충분할까? 아니면, 적극적 재활이 필요할까? 다른 전문 영역과의 협력을 통해 관리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이 더 중요하다.

어떤가? 여기까지 읽고, 이 논문의 내용을 보고 나니 움직임 시스템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움직임 시스템이라는 개념은 중요하다. 움직임을 물리치료의 중심에 놓는 것은 타당하다. 움직임 분석은 물리치료의 강력한 전문성이다.

중요한 것은 환자나 고객의 문제를 움직임 손상만으로 환원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의 움직임 시스템 개념은 아직 충분히 조작적operational이지 않다. 움직임 시스템과 진단을 임상 검증 없이 너무 빨리 결합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진단 체계는 직역의 열망만 가지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우리는 움직임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움직임만 보아서는 안 된다. 환자의 움직임은 몸의 문제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두려움과 경험을 드러내기도 한다. 환경의 제약을 드러내기도 하고, 과제 요구도에 대한 적응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로는 손상의 표현이고, 때로는 생존 전략이며, 때로는 학습된 회피이고, 때로는 맥락 속에서 만들어진 최선의 선택이다.

그래서 물리치료사의 역할은 단순히 비정상 움직임을 찾아 정상화하는 데 있지 않다. 움직임이 그 사람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해석하고, 필요한 경우 움직임을 변화시키며, 활동과 참여의 회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이것이 움직임 시스템을 더 성숙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결론: ARE WE THERE YET?

맥클루어의 이야기는 움직임 시스템과 그 개념 도입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되려 움직임 시스템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던지는 비판이다. 개념이 중요하기에 현실적 적용을 위해서는 더 명확해져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더욱이 전문직의 정체성이 되려면 더 조작적이어야 한다, 진단 체계가 되려면 더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움직임 시스템과 그에 기반한 진단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재의 병리적 관점의 진단 체계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뭐야, 확정된 것도 아니네? 그럼 그냥 예전처럼 하던 대로 하자’는 태도를 경계하자. 이건 용어체계의 확정의 문제가 아니라 움직임을 바라보는 관점, 즉 사고틀의 문제이다. 움직임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 정립과 변화가 지금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아직 모두가 바라는 수준 또는 완성 단계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하지만 멈춰서는 안 된다. 다만 더 조심스럽게 면밀하게 가야 한다. 더 명확한 언어로 가야 한다. 더 좋은 연구와 더 깊은 임상추론으로 가야 한다. 더 면밀하고 더 명확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아직 ‘거기’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의 문제를 움직임 손상으로만 축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물리치료사는 움직임 전문가여야 하지, 움직임 환원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움직임으로 해석하려는 우도 범해서는 안 된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움직임 시스템 논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일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