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 fysiotherapist/PNF

PNF와 운동학습 단계

iTherapist 2015. 10. 24. 11:47


PNF 철학 중 하나는 "Use principles of motor control and learning"이다. 운동조절과 운동학습의 원리를 치료에 적용하자는 말이다. 그래서 PNF 교육 과정에서는 운동학습에 관한 강의가 늘 포함된다.




사람이 움직임 기술을 학습할 때의 과정을 단계화한 운동학습 모형은 몇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하게 거론되는 모형은 "Fitts의 3단계 모형"이다(Paul Fitts, 1964). Fitts의 3단계 모형은 인지단계(cognitive stage), 연합단계(associative stage), 자동단계(autonomous stage)로 되어 있다. 인지적 처리과정, 즉 주의력의 필요 정도로 단계를 나눈 것이다. 운동학습이 진행됨에 따라, 즉 어떤 움직임이 자동화됨에 따라 학습자가 움직임 조절에 들이는 주의력 정도로 운동학습 단계를 구분한다. 




Fitts의 모형이 운동학습 단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인지적 처리과정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기 때문에 각 단계에 맞추어 그 과정을 관찰하고 적절한 치료사/지도자의 역할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때문에, 이 모형을 통해 설정할 수 있는 치료사의 역할은 주로 피드백 정보 제공에 국한된다. PNF 교육과정(코스)에서 대부분의 강사는 이 Fitts의 모형을 들어 운동학습 단계를 설명한다.


우리는 움직임 전문가이다. 그래서 우리는 움직임이 어떻게 조절되는가, 움직임의 변화가 어떻게 영구적 변화로 진행되는가, 어떻게 하면 그 변화를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가 궁금하다. 움직임 조절은 인지적 처리과정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움직임이 어떻게 조절되는가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그 움직임을 학습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침과 암시를 이끈다. 그래서 다양한 관점, 이론, 접근법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피곤하다. ㅠㅠ)


이 글에서는 흔히 알고 있는, 또는 가장 일반적으로, 특히 PNF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운동학습 단계에 대한 Fitts의 모형 말고 다른 모형도 이해하고 적용해야함을 주장할 것이다. 우선 왜 다른 학습 단계 모형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겠다. (아니 설명을 시도해보겠다.)



움직임의 자유도와 PNF 패턴


움직임의 자유도(degrees of freedom; DoF)는 구소련의 생리학자인 니콜라이 베른스테인(Nikolai Aleksandrovich Bernstein)이 특정 조절단위가 움직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설명하는 데 사용한  개념이다. 여기에는 움직임에 관여하는 혹은 동원되는 관절의 수, 근육의 수, 더 나아가 활성화되는 운동단위의 수까지도 포함된다. 최근에는 이에 관여하는 신경네트워크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주어진 움직임 과제를 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도를 구성하는 능력을 움직임 조절의 필수 요소라고 보는 것이다. 생태학적 이론가로 분류되는 터베이(Michael Turvey)는 근육들이 개별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움직임, 또는 운동기술, 운동과제에 따라 묶음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개별 근육을 조절하도록 하는 훈련이나 전략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들린다. 근육과 관절을 의도한 동작대로 제한하거나 결합하여, 즉 하나의 패턴으로 묶어서 자유도를 조절하는 것이 효율적 관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패턴화, 즉 움직임 단위들을 묶어 특수한 실행 모듈을 만든다는 주장인데, 이것을 *근육 반응 시너지(muscle response synergy)* 또는 *협응적 구조(coordinative structure)*라고 한다. 인간의 효율적인 대단위 움직임을 관찰하여 모듈화시킨 PNF 패턴은 그 자체로 협응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PNF 패턴은 수많은 자유도를 패턴화 혹은 모듈화시킨 움직임 실행 단위이다. 


이렇게 모듈화되어 있는 움직임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인간이 그렇게 단순할 리 있나!) 매우 유통성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특정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한 데 묶인다. 어떤 움직임 단위들이 묶이느냐는 과제 또는 환경에 따라 다르며(내가 너무 생태학적 관점에 치우쳐 있나! ^^), 융통성 있게 움직임 상황에 따라 달리 배치된다. 그러나 유사한 움직임 과제인 경우는 동원되는 자유도 모듈이 유사한 협응적 구조의 특성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걸을 때의 다리의 협응적 구조는 계단을 오를 때의 협응적 구조와 비슷하다. 



Neo-Bernsteinian 관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베른스테인은 인간의 움직임 조절을 자유도(degrees of freedom) 관점으로 설명하였다. 움직임의 자유도를 조절하는 과정이 운동조절의 과정이자 운동학습의 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베른스테인 관점에 기반을 두어 운동조절과 운동학습 과정을 생태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를 네오베른스테인(Neo-Bernsteininan) 관점이라고 한다.


네오베른스테인 관점에서는 어떤 운동 기술을 배우는 것은 인간 움직임 계통의 많은 자유도를 어떻게 조절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베레이켄(Beatrix Vereijken)은 어떤 움직임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의 몸을 어떻게 조절하는가에 관한 생각과 베른스테인이 제안한 자유도 조절의 생각을 결합하였다. 베레이켄은 이 과정을 3단계 즉, 초보단계(novice stage), 고급단계(advanced stage), 전문가단계(expert stage)로 설명한다.


 


초보 단계

이 단계는 동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단계의 별명을 "Freezing"이라고 붙이련다. 이 단계에서 초보자는 자신의 자유도 일부를 제한하여 움직임 조절 과정을 단순화한다. 수많은 자유도 조절이 어려우므로 그냥 몸을 '얼려버린다'. 보통 초보자들은 2가지 방법으로 자유도를 제한한다. 움직이는 동안 모든 관절을 고정하든가, 아니면 여러 관절을 결합하여 비슷하게 움직인다. 어떤 방법이든 동작이 쭈뼛쭈뼛하고 어색해서 환경의 변화에 잘 반응하지 못한다.


고급 단계

이 단계는 '해빙' 단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단계의 별명은 "Unfreezing"이라고 붙였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본래의 자유도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또 조절할 수 있는 자유도도 많아진다. 얼어붙은 몸이 녹으면 수많은 관절이 풀려나는데, 이렇게 풀려난 관절들은 기능적 단위, 즉 협응적 구조 또는 근육 반응 시너지로 한 데 묶인다. 관절과 근육 간 시너지가 변해서 어떤 관절은 함께 움직이고 어떤 관절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환경적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 단계

이 단계의 또 다른 이름은 "Freeing"이라고 정하였다. 의도한 움직임 목표나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유도가 효율적으로 조절되는 단계이다. 고급 단계를 넘어 전문가 단계에서는 몸의 자유도 조절뿐 아니라 외부에서 몸에 작용하는 힘도 조절한다. 더 나아가 그 관성이나 마찰력 같은 힘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당면한 움직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을 알게 되고 그에 필요한 조절 능력이 영구적으로 형성되고 학습된다. 



(후다닥)나가기


나는 이 네오번스타인 관점이 PNF를 설명하는데 더 유용하고 유리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움직임 전문가이다. 움직임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어쨌든 움직임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혹은 움직임에 관여하는 신체 요소나 역학적 특성을 다루고 변경하고 개선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운동조절과 운동학습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렇게 받은 암시를 문제 해결에 사용해야 한다. PNF의 철학에서도 "운동조절과 운동학습의 원리"에 입각하여 움직임을 개선하고 기능에 영향을 주라고 강조한다. 


움직임 조절에 대한 이해는 인지적 처리과정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움직임을 학습하는 과정도 인지적 처리과정으로만 분류하고 그에 따른 훈련/치료 암시를 끌어내는 것도 제한적이다. 인지적 처리과정을 통해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절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수행자의 내외적 요인들이다. 생태학적 관점에 치우쳐 말하자면 외재적 요인들에 의해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움직임의 자유도가 어떻게 조절되느냐가 바로 운동조절 분야의 연구 대상이다. 지금까지의 관점에 따르면 움직임 자유도 조절은 "근육 반응 시너지" 또는 "협응적 구조" 형성으로 쉽게 이해된다. 특정 운동 기술 또는 움직임 과제에 특이적인 실행 모듈들이 형성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협응적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학습의 단계를 인지적 처리과정에만 국한하지 말고 자유도 조절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인지적 처리과정에만 한정한다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정보 제공, 즉 내외적 피드백 제공을 조절하는 것 뿐이다. 자유도 조절 관점에서 운동학습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치료사/지도자의 개입을 역학적 변수 및 관절운동학적 변수에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임상적 암시를 찾을 수 있다.


두 줄 요약

• 운동학습 단계를 실기에 적용하자.

• 한 모형만 가르치지 말고 다른 모형도 가르치고 공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