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a fysiotherapist/PNF

쯩, 그 이후...

iTherapist 2016. 6. 13. 10:10


근 2년 가까이 준비하고 기다리며,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2백만원 가까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드디어 끝났다. 너무 좋다. 뭔가 해낸 거 같다. 나도 이제 선배들처럼 뭔가 전문적인 영역에 들어선 건가.


교육 끝나고 강사님과 이수증 들고 사진 찍고 나니 남는 것은 '이수증(쯩)' 하나!  그렇게 원하는 “쯩"을 손에 넣었지만 병원에 제출하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쯩, 병원에 필요했던 것이지 내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나.


나 그동안 뭐한거니? 




배우고 익힌 것을 임상에서 실제로 적용하기란 여전히 어렵다. 이건 뭐, 듣고 나니 더 어려워진거 같다. 내가 할 짓이 아닌 거 같다. PNF 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넘쳐나는데 잘 알고 잘 적용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에는 PNF 코스에 참가하는 목적 자체가 단순히 '쯩' 따는데 있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코스를 막 이수하고 온 치료사들의 행위의 변화는 없다. 그들의 탓이 아니다. 그들에게 '쯩'은 쯩이고 치료는 치료이다. 그리고 그들이 막 끝낸 그 코스는 단지 소개강좌였을 뿐이다. 그들만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생각과 행위를 바꾸지 못하는 학회 교육시스템이라니.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거 아냐?!) ‘배웠으면 좀 써먹어라'라며 그들에게 꼰대짓 할 수 있을까. 그들만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PNF 학계(학계 맞나? ‘學’이라 쓰고 ‘協'이라 읽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으로써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어설프게 PNF에 발을 담궈본 사람들이 평가하고 값을 매긴 정보들이 판을 친다. 다수의 의견은 여론이 되고 그것이 어느새 검정된 사실마냥 활개를 치고 퍼진다. 이제 그것이 일반화된 평판이 되었다.


(PNF 빨리 따고 진짜 공부해야죠. 관심 있는 공부요.)


그 '쯩'은 PNF Level 1,2를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PNF Level 1,2코스는 IPNFA(국제PNF협회) 교육 시스템 중 Basic 코스에 해당한다. 기초/소개 강좌라는 의미이다. 소개 강좌를 이수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익힐 수 있을까.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그들도 교육 시스템을 Level 1 ~ 5까지 만들었겠지. 


애당초 '쯩'이 목적이기 때문에 PNF에 관한 공부나 자기계발(연습)은 거기서 멈춘다. 남의 이야기만 듣고 자기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다. 남의 이야기는 쉽게 사라진다. ‘쯩’을 가진 이들이여! PNF에 대한 그대들의 진정한 평가와 가치, 유용성 판단을 잠시 미뤄 두자. 좀 더 깊이 알 때까지 말이다. 아직 그대들은 발을 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제 되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오해하지 마시라. 교육을 계속 들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돈/시간 아깝게 생각해야한다.)


무엇이든 장점과 단점, 알맹이와 쭉정이가 있다. PNF도 개선하고 발전되어야할 부분들이 많다. 동시대의 관련 연구분야의 결과들을 토대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것도 PNF 기본 철학 중의 하나이다. 5 년 전에 코스를 이수한 사람은 5 년 전 지식에 머물러 있다. 또 바뀌었다고 비판하지는 말자.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진보해야하는 것은 인간이 관여하고 있는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말 아니겠는가.


누군가가 새롭게 바뀐 내용을 요약해서 전해주길 바라는가? 나를 찾아와 친절하게 바뀌고 발전된 내용을 가르쳐주는 그런 선행을 베푸는 사람은 없다. 그런 일이 있을리 만무하며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바뀌는 내용도 별로 없다. 우리가 바꾸어야한다. 관심이 있고 부족함과 개선점을 경험한 사람들이 직접 바꾸어야한다. 그런 개개인의 유의미한 경험들이 공유되고 일치될 때 하나의 이론이 되고 정해진 절차로 발전한다. PNF가 발전해 온 역사도 그러하다. 


아무도 내 대신 생각과 실기능력을 바꿔주고 때되면 업데이트 해주고 요약해서 말해주고 하지 않는다. 교육 하나 받았다고 해서, 쯩 하나 손에 넣었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이제 됐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다. 그건 여전히 ‘남의 이야기'일 뿐이니.


...


교육, ‘쯩’ 따려고 들으려 하지 마라. 필요할 때 해라. 진짜 알고 싶을 때. 공부잖아. 호기심과 지적 욕구가 생겼을 때 그때 해라. 있잖아. 남들 다 가진거 가지고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니야. 남들 안가지고 있는 것을 해.


그래, 알아. 쯩, 필요하지. 그래 필요하면 일단 따라. 근데 그것으로 끝내지 마라. 이왕 했으니 이제 니 이야기로 만들어라. 니가 해라.

 

이제 시작해. 니 이야기를.



(This is a shield)

저도 PNF를 가르치는(가르쳤던) 사람임. 말하자면 욕을 먹는 쪽에 속하는 사람이지 욕을 하는 쪽에 있는 사람이 아님. 늙은 할머니의 마음에서 이야기 하는데, 이것은 PNF를 까는 이야기가 아님. 이젠 무언가 *바로 서기*를 바라는 거임.

 

(이글은 4 년 전, 블로그에 올린 스터디 모집 글의 일부를 편집하여 페북 노트에 재게시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