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earable Lightness

메일은 트위터나 페북의 타임라인이 아니다.

iTherapist 2015. 2. 21. 18:00

어제는 외래 강의를 하는 두 대학의 대학원생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두 학교의 대학원생, 14명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한 사람도 답장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각주:1] 아무리 트위터와 카톡으로 소통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친구 관계가 아닌 이상 기본적인 에티켓은 지켜주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트위터나 페북의 타임라인의 경우, 대충 훑어보다가 자신이 댓글을 쓰고 싶은 경우만 자판에 손을 댄다. 그러나 메일은 타임라인의 글과는 다르다. 특히 메일의 내용이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다면 말이다.

내가 너무 구태인가. 그렇지만 한 줄을 쓴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카톡에 답장을 안 해도 서운한 우리인데 그보다 수십 배 많은 그것도 아주 중요한 내용을 보내는데 스팸 메일 취급하는 것은 서운함 그 이상이다. 그 사람의 의사소통 능력과 에티켓을 의심케 한다. 물론 안다. 그분들이 그것이 에티켓이라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음을... 


이메일 관련 에티켓은 일반 회사나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기본 에티켓이다. 그러나 이메일을 통해 동료와 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에 있는 사람들도 많다. 병원이라는 환경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은 이메일 에티켓에 익숙하지 않다. 아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넋두리 조로 몇 자 적어본다. 지나가다가 누군가 보라고...


본문을 쓸 때 정확하고 정중한 문체로 쓰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형식적이고 아주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알아 두자.



답장; 받았냐, 못 받았냐?


답장하는 습관을 들이자! 메일의 내용과 성격, 보낸 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하여 답장을 해주어야 한다. 어제 내가 보낸 메일은 수업에 필요한 자료와 수업과정에서 각자가 해야 하는 일정을 첨부한 것이었다. 그러니 보낸 사람은 받은 사람이 잘 받았는지가 궁금하다. 이런 메일은 꼭 답장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보내주신 메일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단 2문장을 쓰더라도 답장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회적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바로 처리를 못 하더라도 잘 받았다는 답장을 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윗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메일 제목; 무슨 메일이야? 스팸인가?


우린 메시지의 홍수 속에 산다. 쉴 틈 없이 휴대폰에 들어오는 메시지, 페북 알림, 트위터 알림, 카톡이 그렇다. 메일도 마찬가지이다. 수십 통의 메일을 읽는 때 우리는 제목을 빠르게 훑는다. 그러니 제목을 분명하고 제목답게 쓰는 것이 좋다. 제목은 말 그대로 어떤 글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어구이다. 메일의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메일의 내용이 분명하고 간결하게 드러나게 작성해야 한다. 


내가 받는 메일 중에는 '선생님',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기요'라는 제목으로 된 메일이 참 많다. 곧바로 답장할 수 없는 메일을 시간이 지나서 답장할 때나 어떤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 과거의 메일을 검색할 때도 제목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제목까지 고민해야 하냐라고 물을 수 있겠으나 제목이 그만큼 중요하다


남이 정해놓은 제목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답장할 때는 원래의 제목과 자동으로 붙는 기호(약어)-아래 3 참조-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래야 답장을 받은 본래의 수신자가 일을 처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원래 에티켓이라는 것이 상대를 배려하는 것 아니던가! 예를 들어, 'Re: 학술대회 초록 제출 마감일'이라는 제목이 있다고 하자. 보낸 사람은 이 제목을 보면 그 메일이 자신이 보낸 메일에 대한 답장이고 또 그것이 어떤 내용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니 제목은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이메일 관련 약어; 'Re', 'Fwd', 'Cc', 'Bcc', 이게 뭥미?


메일에서 사용하는 기호들을 알아야 한다. 'Re', 'Fwd', 'Cc', 'Bcc' 등의 기호의 의미를 알고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Re'는 Reply(답장, 응답)의 약어.

'Fwd'는 Forward(전달).

'Cc'는 Carbon Copy(참조).

'Bcc'는 Blind Carbon Copy(숨은 참조).[각주:2]


특히 Re와 Fwd는 메일 제목에 자동으로 붙는다. 저런 기호가 붙은 메일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용도 해야 한다. 앞서 제목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답장할 때는 새로 메일을 작성하지 말고 받은 메일에서 답장하기를 눌러 'Re'가 붙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받은 사람이 어떤 메일에 대한 답장인지를 알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 해당 메일의 내용이 계속해서 밑에 달리도록 하는 것도 좋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그동안 주고받은 메일을 한 메일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장기간에 걸쳐서 업무를 진행할 때는 꼭 필요한 에티켓이다.


Cc와 Bcc는 메일의 내용이나 진행사항을 함께 알고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도 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Cc는 받은 사람이 이 메일을 또 누가 받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고 Bcc는 숨은 참조로 받은 사람이 다른 수신자를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Cc와 Bcc는 직장 동료나 진행과정을 알아야 하는 상사(윗사람)에게 메일을 보낼 때 활용한다. 나의 경우는 Cc는 수신자를 압박하는 용도로 쓰기도 한다. 수신자가 이 내용을 누가 함께 받았다는 것을 알면 더 진정성 있게 처리를 할 테니 말이다. 특히 Cc에 붙은 사람이 상사이거나 웃사람이라면 말이다. ^^ 내 경우, Bcc는 메일 전달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편이다. Bcc에 내 주소를 넣어서 메일이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확인할 때 쓴다. 하도 못 받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


메일주소 또는 서명; 넌 누구니? 어디로 연락해?


이메일 주소와 닉네임은 인터넷 환경에서 자신의 명함과도 같다. 메일 주소를 이름으로 생성하면 좋지만, 보통은-젊은 사람일수록-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자조합을 사용하여 아이디를 만든다. 예를 들면 dlansrb@daum.net 이런 식이다. 심지어는 내 주소록에는 'i18x...'로 시작하는 이메일 주소도 있다. 특히 상사와 웃어른들을 상대로 메일을 주고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꼭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어렸을 때 장난스럽게 만든 이메일 주소가 있다면 이제 어른(직장인)이 되었으니 그에 걸맞는 아이디로 바꿔라. 가능하다면 이메일 주소만 보더라도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아이디가 좋다. 


이메일 주소가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 있지 않다면 메일 하단에 자신의 서명을 넣자. 이름, 직장, 직책, 부서,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등을 넣어두면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웹 메일과 메일 프로그램은 서명을 자동으로 넣는 기능이 있다. 그러니 그 기능을 이용해서 메일을 쓰거나 답장을 할 때 꼭 서명이 입력되도록 해라.


첨부파일 정보; 무엇이 첨부파일이고 몇 개지?


첨부파일이 첨부되었는지, 몇 개의 파일이 있는지, 어떤 종류의 파일인지를 메일 본문에 적어주는 것이 좋다. 여러 개의 파일을 받아야 할 때, 본문에 몇 개의 파일이 있는 지를 적어주면 어떤 파일이 빠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또 쉽사리 지날 칠 수 있는 첨부파일도 확인이 가능하다. 파일 포맷이 여러 종류인 경우(예를 들면, .hwp, jpg, .mov) 첨부 파일에 대한 정보를 써주면 확인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보통 그림 파일은 메일 상에서 자동으로 펼쳐져 보이기 때문에 다른 파일들을 놓치기 쉽다. 


편리한 것도 좋지만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좋겠잖아. 더욱이 요즘처럼 기본적인 것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에는 기본이지만 그걸 하는 사람이 더욱 돋보이는 법이니까...


(에휴~! 나나 잘하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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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1일 페이스북 노트에 작성한 글을 옮김.)


  1. 1. 생각해보니 어제 팀원 15명에게도 메일을 2번이나 보냈는데 한명도 답장이 없었다. [본문으로]
  2. 2. 과거에는 복사본을 만들 때 종이 사이에 카본 먹지를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