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나 선생님도 아닌데 제법 강의할 기회가 많은 나에게 프리젠터는 필수이다.
수년 전부터 여러 가지 기종을 구매하여 사용해보다가 프리젠터 구매 행진을 멈추게 했던 것이 바로 Logitech R-RB5였다. 그립감이 좋고 쓸데없는 키 없이 프리젠테이션에 딱 필요한 키들만 있어 오작동을 방지할 수 있고 알람 기능이 마음에 들어 수년째 쓰고 있었다.
R-RB5와 함께 쓰고 있던 다른 프리젠터 하나는 애플 리모트이다. 디자인이며 기능이며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인데 적외선 통신 방식이라 큰 발표회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맥을 곁에 둘 수 없는 발표회장이나 돌아다니면서 강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R-RB5 제품을 썼고 직접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맥이 가까이 있을 때에는 애플 리모트 써서 강의한다.
아이패드가 생기고 아이패드로 프레젠테이션하는 경우가 많아지니 프리젠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자연스레 줄었다. 아이패드로 프레젠테이션하면 손으로 직접 넘겨야 한다. 가볍고 편리하긴 한데 아이패드는 사용자가 자신의 곁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아니 손을 떼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프리젠터를 손에 들고 돌아다니면서 강의를 하거나 또 실기를 보여주거나 몸으로 설명을 해야 하는 강의가 많은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 상황이 아니다. 아이패드 키노트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리모콘을 써서 슬라이드를 넘겼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 불편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니었나 보다.^^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녀석이 나타난 거다. 몇 주 전 페친의 타임라인에서 발견하고는 이거다 싶어 지름신이 이끄시는 대로 마음속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국외배송대행 서비스를 하는 몰테일을 통한 직구를 시도했다. 그놈이 엊그제 도착했다.
바로 이놈이다. Satechi라는 회사에서 만든 블루투스 프리젠터이다. 정식 명은 Satechi Bluetooth Smart Pointer Mobile Presenter(이하 스마트 포인터)이다. 잠깐 사용해 본 결과 지금까지 사용해 본 프리젠터 중 가장 마음에 든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내 상황에 가장 맞는 기능들을 갖추었으니까. 현 상황에서 내게 가장 필요한 프리젠터의 기능은 이것뿐...
- Mac OS에서 프리젠테이션 가능
- iOS에서 프리젠테이션 가능
내게는 그다지 많이 활용되지 않을 거 같지만, 제작사에서 자랑하고 있는 또 다른 자랑거리는 다음과 같다.
- Mac OS에서 멀티미디어 리모콘 활용 가능
- iOS(아이패드, 아이폰)에서 멀티미디어 리모콘 활용 가능
- iOS에서 리모콘으로 어플 실행 가능
- iOS에서 리모콘으로 Siri 실행 가능
- iOS에서 리모콘으로 사진 촬영 가능
- Apple TV 리모콘으로 사용 가능
- 레이져 광선 포인터 가능
- 리튬이온 배터리
아주 멀티한 이녀석의 기능을 한번 보시라.
애플 리모트에 길들여진 나는 이 스마트 리모콘을 블루투스 버젼의 애플 리모트일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물건을 꺼내자 마자 이것 저것 해보았더니 다 안된다. 'It just works'은 아니네... 쩝! 애플 가젯에 길들여진 내 실수였다.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었어야 했다. 블루투스 연결부터 아이패드 키노트를 리모트로 조작하는데 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다. 나중에 설명서를 읽어보니 거기 다 써있긴 했다. 내 직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어찌되었든 사용법은 직관적이 않았다.
이 스마트 포인터를 구매한 이유는 바로 아이패드에서 프리젠터를 이용하여 발표를 하고 싶어서였다. 이 부분에 관한 활용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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