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15.11.23 08:53 - MK@ iTherapist

뭘 모르는 놈이 부르는 흘러간 노래


내 입장을 먼저 밝힌다.
나는 법인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한번도 반대 한 적이 없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언제 서고 언제 출발해야할까, 잘 가고 있는 것일까, (© jblaha)

찬성했던 사람이다. 법인이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 필요성을 잘 안다. 그리고 한다면 조속히 하는 것에도 동의한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법인화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이사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집행부에서도 법인화 안건이 상정되었다. 이전에 설명하던 명분과는 달랐다. 정부기관에서 요구한다는 명분이었다. 비밀리에 급히 해야 한다는 긴박함까지 추가했다. 긴박했다. 첩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단속까지 부탁할 정도였다. 그렇게 통과되었다.
어제[각주:1] 어떤 사람들은 이미 다 이야기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야기 한 적이 없다. 자세히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 왜 해야 하는 지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 지회에 법인화에 대한 회의록과 정관 개정에 관한 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니 당연히 다 알 거 아니냐고 말했다. ^^ ... 그때 그들은 비밀리에 해야 한다고 했다. 저 쪽(?)에서 알면 안 된다고 했다. 저쪽에서 알고 먼저 하면, 혹은 그쪽도 추진하면 속된 말로 X된다고 했다. 이미 '다' 말했고 그런데도 모르고 있는 것이 말이되느냐며, 인제 와서 딴지를 거는 것이 말이 되는냐는 식이었다.
법인화 통과의 강력한 명분으로 삼았던 그 비밀작전은 의미가 없어졌다. 누군가가 '합치라'고 했단다. 그래서 누군가는 강압에 못 이겨 합치자는 데 서명했단다. 그래서 합치게 생겼다. 그럼으로써 법인화의 명분에 앞장서던 그 비밀 작전은 사라졌다. 누군가가 나가라고 하지 않았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명분은 사라졌지만, 비밀 작전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우리는 한 번도 왜 우리가 법인화되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눈 적이 없다. 아! 그 명분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저쪽보다 우리가 먼저 해야 우리가 산다는 명분이었다. 그래서 다 동의했다. 막을 명분이 없었다. 도와 달라. 여러분의 동의가 필요하다. 협조해달라고 하던 사람은 그 자리에 없었다. ^^
"나는 법인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한번도 반대 한 적이 없다."
법인이 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았다. 그런 사람들은 법인이 되면 본인들에게 불리하거나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고 해석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켕기는 사람들의 반대는 순수하지 못한 명분 없는 반대로 분류되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왜 법인화해야 하지라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공개적으로 공론화 된 적이 없다. 비밀 작전처럼 은밀하게 진행되는 그 순수하지 못한 명분은 사라졌다. 내부에서 원하지 않았지만, 외부의 요구로 세워진 그 명분은, 그런 출생의 명분들의 운명처럼, 외부의 변화 또는 상황 변경으로 사라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명분을 잃었다. 왜 하는지를 모른다.
그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 전까지 법인화는 은밀하고 비밀리에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다 이야기된 사안이다. 이미 결정되었다. 지회로 통보했다. 모를 리 있느냐.'라는 논리를 거듭했다. 답답했다.
명분이 사라졌으면 다른 명분을 세워서 다시 의견을 모아서 추진했어도 될 일이었다. 이제 급하다는 그 이유도 사라졌지 않는가. 뭐가 급한 것이 되었는지 아무도 말 못 하면서 말이다.
현장에서는 즉흥적인 명분이 또 추가되었다. 그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법인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정관을 수정하면 되는 일이었다.
어제 우리는 모두 실수를 했다. 정관 수정과 법인화 둘을 패키지로 논의했다는 것이다. 통과되길 바라는 쪽은 정관 수정과 법인화를 구분하여 명분을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그를 설명했어야 한다. 법인을 위한 정관 수정을 꼭 지금 논의해야 하는냐를 주장했던 쪽도 실수 했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명분과 논리를 듣고 그것을 정관 수정 또는 법인화 필요성으로 구분 지어 타협 했어야 했다.
"나는 법인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한번도 반대 한 적이 없다."
나는 중요한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어 더 나은 방안을 찾아서 더 완전한 방법을 찾자는 것이었다. 법인에 관한 사항을 다 설명했다고 했다. 그렇지 않다. 세부적인 것을 다룬 적이 없다.
000 정부기관에서 대의원 제도를 넣어야 한다고 했단다. 우리는 대의원이 없었다. 그래서 대의원 제도를 넣었단다. 대의원회의가 무슨 역할과 기능을 하는 지 모른 체 집어넣은 것이다. 이것도 외부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넣었다. 명분도 없다. ^^ 대의원들은 이제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이사회의와의 충돌은 없는 걸까? 헌법 격인 정관에 어긋남은 없는 걸까?
한 달 전 학회 메일을 받았 었다. 대의원 명부를 보내달라고 했다. 이번 총회부터 대의원의 활동이 시작되니 명부를 미리 보내달라는 메일이었다.
나는 메일을 해명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냈었다. 대의원제도는 현 정관에 어긋나는 일이다. 대의원제도에 관한 사항은 정관이 변경되어야 할 사항인데 총회에서 인증된 적이 있느냐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며칠 답이 없던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 정기총회부터 대의원 제도를 시작하겠다'는 말을 슬그머니 취소하였다. 명분에 대한 근거도 절차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대의원 제도가 시행되면 앞으로 우리 회원들 한사람이 발언권을 행사하고 선출직 임원에 행사하던 투표권한이 대의원에게 위임된다. 우리 학회 회원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어제 모인 회원들은 그런 사항들을 잘 알고 있었을까. 그들은 다 이야기되었다고 하는데 그들 자신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세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대의원의 역할을 질의했을 때, 이 자리의 계신 분들이 그대로 대의원이 됩니다. 모범 및 우수 회원들이 회원들을 대표하는 대의원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 달라질 것이 많다. 사실 대의원은 각 지회의 임원들이다. 이사회의는 지회의 회장들이다. 지회의 임원들이 지회장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대의원회가 총회를 대신한다면 각 회원의 목소리는 사라진다. 중대한 일인 것이다.
중대한 일이다. 그런데 아무도 고민을 하지 않는다. 고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무도 고민한 흔적과 의견을 내세우지 않았다.
"나는 법인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한번도 반대 한 적이 없다."
명분은 사라졌다. 급할 것이 없었다. 더군다나 중차대한 문제들에 대한 대책과 공론이 모이지 않았다. 그렇게 할 일이 있느냐는 것이다. 정보와 공론화 노력이 부족하여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질의하는 것을 '깝깝한 반대급파'로 간주하고 밀어붙였다.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절차가 정당하고 준비가 철저했느냐이다. '다 이야기되었고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한 것일까.
우린, 아니 우리라고 하지 않겠다, 나는 미숙했다. 멍청했다. 자만했다. 기만했다. 오만했다. 아직도 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누가 누구를 대변한다는 말인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말인가.
엉망진창으로 운영된다고 의심되는 지회 또는 주체자인 사람이 있는가! 그래서 법인을 만들어서 깨끗하고 투명하게 하려는 것인가! 그럼 고발하여 깨끗하고 투명하게 가면 될 일이다. 공금 횡령이지 않은가! '먹튀'한 사람들을 고발하자는 말도 했었지 않은가! 법이 만들어지면 윤리와 도덕은 사라진다. 어떤 행위와 명분과 당위성이 법에 기대기 때문이다. 법망만 피하면 죄가 아니다. 법인이 만들어지면 사라질까! ^^ 합법성을 그들에게 주는 길이다. 조직은 도덕과 윤리가 없다.
일을 하다 보면 일이 일을 한다. 왜 하는 지, 누가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결과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는 잊힌다. 그저 일이니까 해야 하는 거다. “해야 하는 거 아니었어?” ^^ 일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길게 걸리는 일일수록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일수록 더욱 그렇다. 조직은 생각이 없다. 생각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조직은 판단하지 않는다. 판단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일은 생각도 판단도 하지 않는다. 일은 일이니까 한다. ^^
"나는 법인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한번도 반대 한 적이 없다."


** 페이스북 노트에 게시된 글(2015년 11월 22일)을 옮김.



[각주]

  1. 2015년 11월 21일. 경남 마산대학교에서 열린 KPNFA 학술대회/정기총회.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저작권
Creative Commons License

댓글을 입력하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