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earable Lightness

당신의 블로그를 구독하지 않는 7가지 이유

iTherapist 2009. 5. 5. 09:41

최근 글쓰기 내공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나에게 중요한 암시를 주는 글을 발견했다. 바로 크랑(Krang)님의 글이다. 내게 가장 강한 암시로 느껴지며 공감하는 부분은 바로 5, 6, 7번 내용이다. "온화한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의견 제출" 내가 만들어야 할 글쓰기 내공이다. 아래는 크랑님의 글 전문이다.

  1. 비속어와 채팅체 남발  : 저의 경우도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비속어와 채팅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거부감이 들더군요. 특히 비속어와 채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블로그를 봤을 때는 간혹 머리가 혼미해지는 느낌도 받습니다. 블로거의 교양수준을 예단하게 되는 무례함마저 생기게 되죠. 이모티콘 (-ㅅ-;; ^^;; :))이나 댓글과 문장말미에 사용하는 애교섞인 어미(~거든여, 하지용? 등등)를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것은 글의 생동감과 재치를 보여 주는 좋은 점이 있고 저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긴 내용의 포스트 대부분이 표준어가 아닌 비속어와 축약어, 채팅체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아무 이유없이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2. 간 떨어지게 하는 자동재생 영상  :  플래쉬로 만들어진 ‘자동재생 동영상’ 은 정말 좋아하지 않는 부류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새벽시간에 RSS 리더기를 통해 글을 보던 중, 갑자기 플레이되는 소리와 영상에 놀랄 때도 있죠. 게다가 2~3개의 영상이 함께 플레이되는 블로그를 봤을 때는 구독해지 버튼에 마우스가 알아서 갑니다. 하지만 간혹 사진의 배경으로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이 자동으로 플레이되는 것은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자동으로 플레이 되는 속성이 있는 파일을 삽입했다면 한번쯤 독자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로딩, 로딩, 로딩, 끝없는 이미지 : 블로그 포스트 글 하나에 이미지는 10개 정도(대형사이즈 기준)가 가장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미지의 사이즈, 용량에 따라 그 기준은 다르겠죠. 저도 가끔 웹사이트를 소개하면서 다량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합니다. 줄일 수 없다면, 글을 몇 개의 시리즈로 나누어 발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가끔, 다량의 이미지가 올라오는 경우는 괜찮지만, 매 포스트마다 이미지가 수 십 개일 때는 저는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제 컴퓨터의 능력이 견디지 못합니다.

  4. 무응답 : RSS로 글을 받아 보다가도 댓글과 트랙백을 걸기 위해 직접 블로그에 찾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관련 없는 트랙백이라서, 혹은 내가 남긴 댓글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가 아닌 의도적인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블로그는 구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소통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만을 하는 블로그는 매력이 없습니다. 단, 무응답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죠. 대화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5. 합리적 비판이 아닌 증오심만 가득찬 블로그 : 저도 간혹 정치적인 색채의 글을 발행하긴 하지만 특정인, 특정정당, 혹은특정기업이나 웹사이트에 대해서 합리적인 비판과 발전적인 논의가 아닌 단순한 증오심만으로 가득찬 블로그는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구독할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특히 블로고스피어내에서 원색적인 욕설을 섞어가며 타블로거나 특정대상을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는 글은 그 자체가 공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확고한 자신의 비판의식과 근거가 만들어졌다면 굳이 거북한 비속어를 보태어 흥분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큼 블로고스피어라는 공간은 성숙합니다.

  6. 단순한 스크랩북 : 좋은 정보나 이미지를 신선함 그대로 퍼다 나르는 것도 능력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구독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정보가 해당 블로거의 머릿속에서 ‘재해석’ 이라는 특유의 조리과정을 거쳐 더욱 좋은 맛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10개의 글 중에 단 하나의 글에서도 그만의 의견이나 느낌을 맛 볼 수 없다면 과감하게 구독을 해지하게 됩니다.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도 같은 정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죠.

  7. 초인적인 생산력 :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게 구독하는 블로그수가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에 이릅니다. 평소에도 못 다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의 블로그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의 글들이 올라온다면 구독자들은 쉽게 지칠 것입니다. 짧은 내용의 정보성 글이라면 괜찮지만 분량도 많고 게다가 글 내용도 어려운 용어 투성이라면, 이해하는 시간과 읽는 시간, 모두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초인적인 생산력을 주체할 수 없더라도 구독자들과의 보조를 맞추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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