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earable Lightness

몰스킨 다이어리를 사러 촌놈 핫트랙스 가다.

iTherapist 2012. 11. 29. 10:40


지난 주 한국신경재활학회 세미나 참석차 서울에 갔다. 학회는 3시부터 열리는데 몇 시간 전에 일찍 도착. 학회 참석 전에 강남 교보문고 지하에 있는 핫트랙스(Hottracks)에 가기 위함이었다. 바로 다이어리를 사러

내가 주로 쓰는 다이어리는 '세로형 Weekly(위클리) 형태의 다이어리'이다. 한 면에 일주일 계획이 다 보이는 형태가 내 업무에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5~6년 전부터 정기구독하고 있는 잡지 GQ에서 부록으로 주는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공짜인데다가(잡지가격이 있지만) 크기와 구성이 딱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지만 내년부터는 뭔가 색다른 다이어리를 쓰고 싶었다 


내가 점찍어둔 다이어리는 바로 몰스킨 다이어리. 그래서 핫트랙스를 일부러 찾아간 것이다. 특별한 뜻은 없고 남들이 하도 몰스킨, 몰스킨 하니까 몰스킨을 한번 써보려고... 핫트랙스에 가니 몰스킨이 있었다. 그런데 몰스킨 다이어리와 노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ㅠㅠ 1시간 넘게 구경하고 나왔는데 글쎄 내 손에는 이런 봉지가 들려 있네.


봉지 안에는 사려고 했던 몰스킨 다이어리 2권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봉지 안에는 몰스킨만 들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이게 꼭 필요한 물건인가?' 하는 생각은 왜 언제나 계산이 끝나고 나면 드는지 몰라. 탄조(Tanzo)공방에서 만든 두루마기 형태의 가죽 스트랩펜슬케이스(필통). 넌 거기 왜 들어가 있는 거야!!! 


1. 몰스킨 다이어리

우선 내가 산 몰스킨 다이어리는 2가지 종류다. 둘 다 위클리 형태의 다이어리이다. 종이 질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으나 다이어리의 박음질 내구성은 아주 좋아 보인다. 한 면에 한주의 계획이 다 보이는 위클리 다이어리리를 쓸 때는 노트를 쫙 펼쳐야 하는데 이 때문에 노트의 내구성은 더욱 절실하다. 일단 몰스킨 다이어리의 내구성은 모두가 인정하는 터라 내구성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큰 것은 몰스킨 다이어리 프로액션 블랙 하드커버(19x25cm)이다. 이전에 쓰던 GQ 위클리 다이어리와 크기는 비슷한데 속지에서 다른 점은 오른쪽에 Todo list나 추가 메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위클리 형태는 공간이 적기 때문에 키워드들만 적어야 하며 될 수 있으면 핵심 내용을 적어야 한다. 뭔가 추가로 메모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곤란한데 이 점에서 이런 형태의 다이어리는 유용하겠다.


작은 것은 몰스킨 다이어리 파노라믹 블랙 소프트커버(9x14cm)였다. 이것도 세로형 위클리 형태의 다이어리인데 주머니에 넣고 다닐 생각으로 구매했다. 강의 일정이나 다른 일정들이 잡히는 상황을 보면 대부분 이동 중에 핸드폰 통화를 통해 이뤄진다. 그럴 때마다 적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오래전부터 포켓용 다이어리를 써왔는데 이것도 내년부터는 몰스킨으로 써보려고 구매했다.   


2. 탄조 펜슬케이스(필통)

탄조 가죽 필통(스트랩펜슬케이스)! 난 다이어리를 사러 갔는데 그곳에서 오랫동안 구매하고 싶었던 형태의 필통을 만난 거다. 그런런데 어떻게 그냥 지나쳐? 그래서... 필요해서... 산 거지. 이건 충동구매가 아니야. 어쨌든 마음에 드는 필통을 득템했다. 다른 형태, 쫙 펼쳐지는 형태를 원했지만 뭐 이 정도면 안경도 넣을 수도 있으니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 구매했다.  


필기구를 넣고 가죽끈으로 돌돌 말면 심플하고 간지나는 필통. 사실 많은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나로서는 좀 더 작았으면 한다.


3. 오롬시스템 메모패드

이날 득템한 것 중 가장 가격이 나가는 분은 바로 이분! 구매하면 이름을 새겨준다고 해서 바로 모셔오지 못하고 돈만 내고 왔었다. 그 매장언니가 한 6일 정도 걸린다고 겁주더니만 3일 만에 택배로 도착!


바로 오롬시스템가죽 메모패드 세미미디엄 콤비 다크브라운! 일단 고급스러운 포장에 쌓여 있다.


짜잔! 바로 이렇게 생겼다. 가죽재질이고 표면이 아주 부드러우며 가볍다. 


안쪽 구성이다. 왼쪽에는 카드나 명함을 꼽을 수 있고 오른쪽에는 세로 형태의 메모지를 끼울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가로 형태의 노트나 메모 패드도 끼울 수 있다. 오롬 시스템에서는 세로형태와 가로형태의 메모지 속지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쓰고 있는 메모 패드는 Innoworks패드커버 리에토(브라운)이다. 잘 쓰고 있었는데 가죽이 아니다 보니 내구성이 좀 떨어진다. 뭐 내가 좀 험하게 사용해서 그럴 수도 있다. 사실 더 쓸 수 있었지만... 더 마음에 드는 패드가 나타났으니 어쩌겠어. 난 다이어리를 사러 갔는데 왜 그곳에 가죽 노트 패드를 진열해놓느냐고.


새로 산 오롬시스템의 노트 패드가 기존에 쓰던 이노웍스 패드보다 좀 더 작다. 


그렇지만 이노웍스 패드에서 사용하던 노트(메모)는 새 노트패드에도 무리없이 들어간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반대로 접어진다는 점이다. 뒤늦게 발견한 것인데 전에 쓰던 위노웍스 패드는 메모하기가 참 불편했다. 책상에 펼쳐놓고서 메모할 때는 상관없지만, 책상이 없는 곳에서 메모할 때는 넓게 펴진 패드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웠다. 그래서 메모지를 아예 빼서 메모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산 오롬시스템의 메모패드는 거꾸로 접힌다. 커버 자체가 가볍고 얇아서 한 손으로 잡고 메모를 할 수 있다. 이건 살 때는 몰랐으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다. (2012.12.01 추가된 내용)


그래서 본의 아니게 항상 가지고 다니는 노트와 메모패드 그리고 필통은 가죽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가죽 느낌도 컬러도 좋지만... 돈은... 끄응! 왼쪽 A4 사이즈 노트커버에 관한 포스팅은 스튜디오 모찌 노트커버 도착-개봉기  참조.


촌놈은 멋모르고 핫트랙스에 다이어리 사러 들어갔다가 배보다 훨씬 큰 배꼽들을 사고 말았다. 핫트랙스, 함부로 들어갈 곳이 아니더라고. ㅠㅠ 특히 저처럼 공부도 일도 열심히 안 하면서 문구에만 관심을 두는 사람에게는....


그래도 잘 한번 써봐야지. 

박사 학위를 끝내고 나서는 이런저런 아이디어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자꾸 떠오른다. 그때마다 자꾸 시각화시켜서 구체화하고 싶지만, 이것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할 일이 정해져 있던 학위 과정 동안은 사실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거니와 생각이 떠오른다 하더라도 부담스러웠다. 당장 할 일들이 산더미 같았으니까 말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몸과 더불어 사고도 굳어져 가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자 이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