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고객 또는 환자의 움직임과 기능적 활동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때, 즉 임상 현장에서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론 과정에서 근거Evidence가 전문가의 의사결정 과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경우는-적어도 아직까지는-거의 없다. 있더라도 미비하며, 그마저도 억지로 짜맞추어서, 제 논(리)에 물대기 위해 끼워 맞춘 것일 가능성이 크다.
EBP가 목적 없이 근거를 찾아서 제시하는, 허세 섞인 지적 우월성 과시하기 위한, 짜맞추기 위해 재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수가능한 최선의 근거를 찾고 그 근거를 신중하게 해석하여 임상 상황에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정말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단정 지어서 말할 수 있다.
“근거나 그 근거를 기반으로 수행하는 의사결정 과정과 사고과정은 맥락 안에서만 의미가 있다. 개인 고객의 특수한 문제점과 상황이 빠진, 진짜 맥락이 제거된 혹은 그런 상황이 아닌 때에 제시하는 근거와 그에 기반한 행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그건 EBP가 아니다.”
몇 주 전, 온라인으로 EBP라는 주제를 다루는 모 대학 학부 수업에서 관련 특강을 했다. 특강을 하면서 가장 많이 강조했던 말은 위에서 한 말이었다. 맥락이 빠진 EBP는 아무 의미도 없다.
모든 EBP는 “임상 질문”에서 시작되어한다. 인스타와 페이스북에 떠도는 글 중, 근거에 입각한 절차/방법/치료법이라고 홍보하는 글에서, 나는 그 근거를 찾게된 계기가 되었어야하는 그 임상질문을 본 적이 없다.
설령 질문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질문이 그 상황이나 맥락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데, 근거를 들이미는 사람들의 글에서 나는 임상 질문을 본적이 없다. 근거에 입각한 치료/운동/00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 치고, 연구방법이나 통계, 연구의 질평가 방법, EBP 시행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를 잘 알고 있다면 그런 주장은 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논문 보느라, 논문 봤다고 뿌리는 찌라시 정보 보느라, EBP에 필요한 지식이나 비평에 필요한 지식과 관련된 책 볼 시간이 없지야? 그래도 이 책이 가장 쉽고 간결하더라. 이 책이라도 보렴.)
[의학논문 비평 가이드, Narinder Gosall 외, 가톨릭 근거중심응급의학 연구회 역, 군자출판사]
#오랜만에말하지 #너나잘해이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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