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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신경세포의 발견

iTherapist 2012. 11. 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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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이 전염되어 본 적이 있는가? 모두들 한번쯤은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하품을 따라서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의 얼굴의 표정 또는 얼굴의 미세한 근육 변화를 내 얼굴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것을 느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말이다. 이 모든 현상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수의적(자동적)으로 일어난다. 불수의적이든, 수의적이든 간에 근육이 수축하고 동작이 일어났다는 것은 우리의 중추신경계에서는 그와 관련된 운동 프로그램이 실행된 것이다.

어째서 이러한 현상, 다른 사람의 움직임이나 동작을 보고 나도 모르게 따라서 하는 현상이 일어날까? 이를 신경생리학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이다. 거울신경세포란 다른 사람이 어떤 동작을 실행하는 것을 관찰할 때나 자신이 그 동작을 실행할 때에도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를 말한다.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활성화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1]

신경과학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견으로 평가받는 이 거울신경세포 연구는 이탈리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는 파르마 대학의 Giacomo Rizzolatti가 이끄는 연구실에서 진행되었다.[2] 발견 당시, 연구팀은 거울신경세포가 아닌 다른 주제를 연구하고자 원숭이의 뇌에 미세 전극을 삽입하고 연구를 하고 있었다. 전극은 해당 뇌 영역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고자 설치한 것으로 전극을 통해 얻은 전기적 진폭의 변화는 바로 해당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진폭의 변화를 소리로 변화시키는 증폭 장치에 연결을 해두었다. 그래서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될 때마다 연구자들은 '쿵쿵'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위대한 발견이 그렇듯이, 거울신경세포 존재도 아주 우연한 사건으로 발견되었다. 그 당시 파르마 대학의 실험실에서는 여러 종류의 쥐기와 잡기와 관련된 신경생리학적 기질을 규명하는 연구들을 시행하고 있었다. 당연 전극은 손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뇌 영역에 설치되어 있었을 것이다.
거울신경세포 발견 당시 상황과 관련된 여러 비화들이 있다.[3] 실험실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던 연구자는 '쿵쿵'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전극을 뇌에 꼽고 있던 원숭이는 어떠한 의미 있는 동작을 하고 있지 않았다. 즉 먹이를 먹고 있는 다른 원숭이를 바라만 본 것인데 움직임을 하는데 관여하는 신경세포 영역들이 활성화된 것이다. 또 연구자가 무언가를 먹고 있었는데 이를 관찰할 때에도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이 무엇이든 간에 이 모든 비화들의 공통된 내용는 관찰만 해도 뇌의 운동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은 근육이 수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세부적으로는 그 근육을 가동시켜야 할 신경세포들이 활동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어떤 발견이나 이론이 한번에 완전한 그림으로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마치 퍼즐처럼 여러 조각의 그림들이 각기 다른 영역과 다른 연구에서 발견되어 점차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그림의 틀이 맞춰진다. 거울신경세포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자들은 처음에는 이 놀라운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알 수 없었다. 그 당시 신경생리학적 패러다임은 뇌를 전체의 통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지 않았다. 파르마 대학의 연구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발견 당시의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뇌의 운동영역에 있는 한 무리의 신경세포들이 오른쪽을 움직이든 왼쪽을 움직이든 간에 모두 활성화되는 것과 특정한 쥐기(두 손가락으로만 집는 정밀한 집기)를 할 때 동원되는 신경세포들이 다른 형태의 손 동작 시에는 동원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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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많은 관련 연구들이 말해주듯 거울신경세포들은 다른 사람이 하는 동작을 관찰할 때에도, 동작을 연상하는 소리만 들었을 때에도, 상황을 말해주는 장면을 볼 때에도 활성화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연구 영역들이 이 퍼즐 맞추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제 거울신경세포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가,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문화를 습득하고 계승해가는가,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고 우리는 어떻게 그 동작의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는가를 설명해줄 수 있는 중요한 신경 기질로 인정받고 있다. 더 나아가 거울신경세포와 관련된 연구들은 이제 거울신경세포시스템이[4] 문제가 생긴 사람들의[5] 재활에도 적용되고 있다.


* 동작관찰훈련과 관련된 글 참조.  2011/12/15 - [Study & Research/MNS | AOT] - 동작관찰훈련과 남겨진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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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allese, V et al. 1996. “Action recognition in the premotor cortex.” Brain : a journal of neurology 119 ( Pt 2): 593–609.

Rizzolatti, G et al. 1996. “Premotor cortex and the recognition of motor actions.” Cognitive brain research 3(2): 131–141.

[2] http://www.unipr.it/arpa/mirror/english/staff/rizzolat.htm

[3] Mirroring people에서 Iacoboni는 파르마 대학 연구실에서 거울신경세포를 발견할 당시 있었던 많은 소문(?)들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 적은 내용는 그를 차용한 것이다. Iacoboni는 이 소문들이 확인된 바가 없다고 하였다. Iacoboni, Marco. 2008. Mirroring people. Farrar Straus & Giroux.

[4]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한 개의 신경세포에 전극을 삽입하여 개별 신경세포의 활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거울신경세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만 사람의 경우에는 같은 연구 패러다임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 뇌파측정기, 경두개자기자극기 같은 비침습적 뇌영상장치를 사용하여 진행된다. 이런 연구 방법에서는 개별 신경세포의 활동은 관찰하기 불가능하며 뇌의 여러 영역들간의 활성도를 관찰한다. 따라서 인간의 경우에는 '거울신경세포시스템’이라고 칭한다.

[5] 거울신경세포 연구는 이제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자폐아스펙트럼 아동,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재활에 적용하려는 시도들로 이어지고 있다.